♣ 푸슈킨, 시를 써서 물오리에게 읽어준다? ♣ 시를 쓰지만 시를 쓰는 태도가 다릅니다. 렌스키는 약혼녀에게 읽어주기 위해서 시를 쓰지요. 푸슈킨은 다릅니다. 그는 시를 써서 물오리들한테 읽어줍니다. 연인에게 읽어주는 게 아니고요. 그렇듯 무상한 것 같지만 시를 쓴다는 것, 푸슈킨이 생각하는 성숙은 이 단계까지 가는 겁니다. - 이현우의《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》중에서 - * 역시 남다릅니다. 그래서 푸슈킨의 시가 특별합니다. 사람 하나 없는 춥고 긴 겨울의 땅 시베리아에서 친구라곤 오직 물오리뿐이었을 지도 모릅니다. 물오리와 교감하고, 소통하고, 사랑하고, 영감도 얻었을 것입니다. 물오리에게 읽어주어 울린 시가 어찌 사람을 울리지 못하겠습니까. |